업무를 시작한지 어느덧 7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 이제부터 매달 적응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내가 완전 적응할때까지

 

 

다른 동기들은 초반에 OJT라고 시스템 교육 + 공부 + 적응기간으로 일을 빡세게 하지 않았는데,

나는 입사하자마자 이슈 발생 + 이슈 해결하자마자 또 발생 + 해결하자마자 또 발생으로

OJT따윈 없었고 바로 실무 투입되었다. (하필이면 일손부족한 파트였다.)

 

고생고생했지만 어느덧 다른 신입사원들 보다는(?) 더 빨리 적응해서 일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업무 배치 후 1달이 안되서 생일이였는데, 그날까지 철야근무를 했으니.. 초반에는 정말 고생한것 같다. (덕분에 살도 많이 쪘다 시밤!)

3개월차 즈음에 일손 부족으로 경력신입사원이 대거 투입되었다.

 

처음에는 그마저도 진짜 정말 힘들었다.

 

나는 겨우 3개월차 신입사원인데, 도움을 받기는 커녕 줘야하는 입장이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은 "경력이라며ㅠㅠ 전 회사에서 이런거 안했나?" 이런 생각도 나를 괴롭혔다.

게다가 20년의 나이차이는 정말, 세대차이가 제대로 느껴지는 차이였다. 일상 대화도 나랑 맞지 않았다.

평균연령 40후반들과 일하는 것은, 자율출퇴근을 지향하는 회사에서, 아침 7시 출근을 하게 되는 걸 의미했으며

말끝마다 "옛날에는~ 이전에는~ 요즘애들은~ 여자는~ 자고로 남자는~" 소리를 들어야 함을 의미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도 받고, 갈등도 겪고 그러면서 점점 나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 전에 나는 내 또래 집단에서의 "나" 였다.

그리고 학생으로서 활동은 길어야 1년인 말그대로 "단기 project"였다.

마음에 안들면 교수님께 이를 수 있었고, 심하면 "선배님 이름은 뺄게요~!" 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는 다양한 세대 속에 있고, 그들과 앞으로 몇년을 같이 할 지 모르는 팀이였다.

다른 환경에 놓인 나는 이전과 다른 기분,생각,행동을 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내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게 힘들었다.

내가 내 편이 되어 줘야 했는데, 나마저도 내 편을 들어주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업무에 점차 적응 했으며, 세대차이도 인정해버리니 나아졌다.

그들이 나에게 1970년생의 생각을 강요 할 수 없듯이, 나도 1990년생의 생각을 강요할 수 없었다.

몇가지는 포기하고, 몇가지는 받아들여지는 중간점을 찾아야 했다.

중간점을 찾기 위해 노렸했지만, 그들은 별로 열린 사람이 아니였다.

대화할수록, 나를 같이 일하는 직장 동료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쭈쭈 해줘야 할 어린 사람으로 보는것 같이 느껴졌다.

그 이후로 깔끔하게 포기했고, 포기하니 나아졌다. 개꿀.

굳이 그들에게 내가 뭐가 불편한지, 어떤 행동을 지양해줬으면 좋겠는지 설명해봤자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다. (이건 다음에 포스팅해야겠다)

 

그 다음에, 꼰대 대응 SOP를 만들었다.

꼰대를 두 부류로 나눴다. 친해질수록 편한사람과 /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친해질수록 편한사람은 한번 내 편이 되면 그 뒤로 터치하지 않는 사람이다.(+그리고 고과권자는 성향 관계없이 무조건 이 집단에 해당된다.)

내 편이라고 생각하면, 자잘한 실수는 그냥 넘어가는 편이고 그다지 공격하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찍히면 끊임없이 괴롭히고 공격하는 스타일의 꼰대이다.

(주로 초반에 공격적이거나 냉담한 스타일이 많았다.)

 

친해질수록 힘든사람은, 친해질수록 (내가 힘들게끔) 치대는 사람이다.

친해질수록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요구하는 스타일 (술마시자 등)

주로 말 많은 사람이 이에 해당된다.

 

친해질수록 편한 사람은, 1. 작은 부탁 2. 감사 표하기 3. 초롱초롱한 눈 이 세가지로 했다.

감사 표할때 과하게 칭찬하지 말고, 덤덤하고 구체적으로 했던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게

어느덧 친해지니까 라포가 형성되고, 그 뒤로는 딱히 건들진 않았다. 다행히.ㅠㅠ

 

그리고 친해질수록 불편한 사람은 1. 불편할때 절대 웃지 말기 2. 싫은얘기할때 딴소리하기 두가지를 사용했다.

평소에는 정말 잘해주다가, 개소리 씨부릴때마다 불편한 티를 냈다.

단둘이 대화할때는 정색했고, 여러명이서 대화할때면 화제를 바꿨다.

(ex. 요즘 여자들은 말이야~~~ 어쩌구저쩌구 뭐 미투 어쩌구 저쩌구 A. 헐, 맞다! 아이유 이번 솔로 앨범 들어보셨어여? 넘좋던데)

나는 원래 되게 괜찮은 사람인데, 니가 쌉소리를 하면 되게 불편한 사람이 될거야. 이런 느낌으로 행동했다.

 

그리고 업무적으로 정말 안맞는 사람도 마음속에서 포기했다!

내가 이게 되는데 왜 쟤는 저게 안되지? 이런생각은 결국에 나를 힘들게 할 뿐이다.

나는 되는데 쟤는 안되는구나~ 아 그렇구나~ 이렇게 생각을 바꿔야 좀 덜 힘들다.

 

"아 그렇구나~ 그런가보다~ 그럴수 있지" 의 자세는 직장생활 스트레스 덜 받기에 최적화된 자세인것 같다.

아직도 멀었지만,, 그래도 알고있는게 어디여

 

다음달도 힘내보자ㅠㅠ

 

 

 

 

 

 

Posted by 녹차맛데자와
,